지난 7월 16일 지역에 물난리가 났음에도 아랑곳 않고, 국민세금으로 버젓이 해외여행을 떠난 충북도의원들에 대한 비난보도가 쏟아졌다. 지역언론의 최초 보도를 전국언론이 받아 보도하면서, 해당 의원들은 졸지에 전국적인 유명인사가 되었다. 지방자치의회 의원, 즉 도의원이나 시/군/구의원이 이처럼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은 적이 없었다. 해당 도의원의 귀국장면이 현장중계 되었고, 사과 기자회견 장에는 청와대 기자실보다 많은 언론인들이 모였다. 덕분에 충북도지사나 청주시장 등 정작 책임과 비난을 받아야 할 사람들은 여론의 화살을 피할 수 있었
2008년 4월 7일 응암오거리 앞. ‘700명에 화장실 1곳, 똥쌀권리 보장하라’, ‘학생인권 존중하고 교육환경 개선하라’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충암학원의 열악한 교육환경을 보다 못한 학생, 교사, 학부모와 지역주민 등이 학교다운 학교를 만들어달라는 요구를 한 것이다.5층에서 떨어진 창틀에 충암고 학생이 머리를 맞아 중상을 입고 충암중 남학생 700명이 생활하는 건물에 화장실은 단 한 곳뿐인 곳이었던 충암학원. 그런 학교환경을 개선하라는 목소리를 낸 교사는 전보조치하고 입을 틀어막는 사학재단이 바로 충암이었다.충암학원의 비리가
여대생 자살 기사가 며칠 동안 메인뉴스 중 하나였다. 기사에 의하면 그이는 “수차례 성폭력을 당해왔고 가해자 중 대다수는 ‘너만 조용하면 아무도 모른다’라는 말을 했다. 오늘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는 글을 남겼다고 한다. 이 기사가 자꾸 눈에 들어와 알아보니 아는 이였다. 그이는 다른 사건의 피해생존자였다. 그 때는 당당히 자신의 요구를 학교에 전달하고 대처해나갔다. 하지만 다른 여러 사건들이 그이의 삶에 고통으로 겹겹이 붙어 있었던 것이다. 기사의 주인공인 내가 아는 이라는 걸 확인한 이후 일정은 성폭력 등 포괄적 폭력예방 교육을
이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성별과 나이, 직업이 각각 다른 여러 등장인물들이 제인 오스틴 소설을 읽고 이야기 나누는 독서클럽에 참가한다. 오만과 편견, 이성과 감성, 엠마 등. 약간의 음식을 앞에 놓고 진행되는 모임장면, 책의 주제와 비슷한 등장인물들 이야기가 사이사이 끼어든다. 영화를 보며 무엇보다 흥미로웠던 건 시민들의 삶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것처럼 보이는 독서모임이었다. 영화를 본 후 나도 도서관에서 독서모임을 만들었다. 마음 맞는 이웃을 사귀지 못해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 생활에 활력과 자극을 기대
“제가 4대 보험을 의무적으로 가입해야하는 요건이 갖추어진 건 알고 있었고, 또 아르바이트 면접 때 이미 들은 사항이라 세금공제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100만원도 안 되는 월급에서 10% 넘게 떼 간걸 조금 의아하게 생각해 이렇게 여쭤봅니다. 인터넷에서 4대 보험 계산기를 찾아 두드려도 저 금액을 절대 안나오던군요”알바상담소에 가끔 사회보험에 대한 상담이 들어온다. 아르바이트 노동자의 경우 사회보험에 가입하는 비율이 높지 않아 계산을 어려워하는 경우가 있다.현재 4대보험 개인부담금은 일반적으로 국민연금 4.5%, 건강보험3.06%
사람들과 함께 모여 일을 벌이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시절이었던 1995년 8월, 뜻을 같이하는 부모들과 함께 나는 대구에서 처음으로 공동육아협동조합을 만들었다. 마포 성미산 공동육아어린이집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였다. 당시 우리가 가장 좋아했던 말이 ‘함께 크는 아이’ ‘공동육아’ 같은 단어들이었다. 육아공동체를 직접 만들어 아이를 함께 키운다는 사실이 우리를 매료시켰다. 하지만 시련은 적지 않았다. 내가 어린이집에서 아이를 키운 5년의 세월은 협동조합 초창기의 온갖 어려움과 시행착오를 거듭했던 시기였다. 육아공동체를 만드는
창의성은 민주주의와 깊은 관계가 있다. 억압적 분위기, 한 쪽의 시선만 강요하는 문화, 양면성 대신에 한 쪽으로 기울어지도록 만드는 교육 시스템이 창의성을 파괴한다. 왜냐하면 서로 반대되거나 다른 것들이 결합하면서 새로운 것이 창조되기 때문이다. 창의성은 서로 다른 생각, 심지어 상반되는 생각을 동시에 하면서 그것을 연결하고 통합하는 능력이다. “서로 상반되는 생각을 동시에 가지고 있으면서도 행동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 진정한 지성이다.” 스콧 피츠제럴드의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칙센트미하이도 ‘Creativity’
은평에서 구민의 협력으로 인권조례를 만든지 3년차. 은평에서는 '인권에 기반한 행정'을 만들어가는 활동들이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은평구인권센터가 작년에 개소하여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고, 올해 제1기 은평인권기본계획(2018년~2022년)도 만들어지고 있다. 제1기 은평인권기본계획에 포함된 중요한 사업 중 하나는 '인권영향평가'의 시행이다. 인권영향평가는 지자체의 자치규범(조례, 규칙)이나 지자체에서 시행하는 정책 및 사업이 주민들의 인권에 미칠 영향을 정책 시행 전후에 검토하고 평가하는 제도를 말한다. 인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
아내는 춤바람에 엮였습니다. 살림 의료 생협의 소모임인 ‘춤바람’이 해산되고 나서 무척 아쉬워하더니 이내 아프리카 댄스그룹 ‘쿨레칸’에 들어가면서 신바람이 났습니다. ‘별별곳간’ 마을예술창작소에서 일주일에 한번 하는 연습 날엔 맥주 한잔 뒤풀이에 참여하면서 모든 감정을 훌훌 털어버린 사람처럼 산뜻한 웃음을 머금고 집에 옵니다. 춤추는 동영상을 보면 이건 그야말로 가관입니다. 아프리카 초원을 놀이터 삼은 듯 격정적인 몸짓 하나하나가 “미친* 널뛰듯 한다.”는 표현이 딱 맞습니다. 너무 솔직했지요? 그 말을 했다가 “너 이놈아 일루 와
폐결핵과 허릿병으로 13년을 병상에서 지낸 아가씨가 있었다. 살가죽과 뼈가 서로 닿을 만큼 앙상해진 몸과 퀭하니 들어간 눈으로 살아가던 그미에게 눈을 준 한 청년이 청혼을 해왔다. 꿈에도 바라던 일이었지만 스스로를 돌아보았을 때 가질 수 없는 꿈 앞에 선 것이었다.그래서 매몰차게 거절했다. 사랑을 줄 수도 없으며 짐만 될 뿐인데 값싼 동정심은 필요 없다고 절규하듯 뿌리치는데도 청년은 포기하지 않았다. 때로는 웃음으로 때로는 울음과 심각한 표정으로 정말 사랑한다고 지속적으로 고백해왔다. 할 수 없이 다른 소리 하지 말라는 말과 함께
식당 종업원은 밥을 먹다가도 손님이 오면 밥 먹던 숟가락을 내려놓고 손님을 응대한다. 밥 먹는 시간에 대해서 임금을 지급하면 문제가 없겠지만(물론 정당한 휴게 시간을 부여하지 않은 문제는 남아 있지만), 가끔 이 시간동안 임금을 주지 않는 곳이 있다. 또 손님이 오기를 마냥 기다리는 시간, 즉 대기시간은 그 시간이 아무리 길더라도 근로시간으로 본다.휴게시간은 사업주의 지휘·감독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노동자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다. 그래서 휴게시간 동안 사업주는 임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이 휴게시간을 대부분 식사시간
아동은 자신의 권리와 인권을 위해 당사자끼리 연대하는 것도, 청원이나 소송을 하는 것도 모두 스스로 수행하기가 힘들다. 일인 시위, 또는 입법기관에 의견을 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대체로 아동은 자신의 권리를 어른에게 의존한다. 그런데 아동의 권리를 지키고 보호해야 할 주체가 오히려 반대의 길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일이 있다.초등 돌봄교실 문제. 집에 혼자 있는 초등학생을(보통 1~2학년) 대상으로 낮 시간대에 국가를 대신하여 학교에서 돌보는 제도이다. 이것은 초등 1-2학년의 어린이에게는 심각한 인권 침해가 아닐 수
해방둥이지만 도시정원 텃밭을 통해 젊음을 수혈 받은 도시농부 문대상입니다. 발상의 전환으로 자아도취, 자기중심적인 사고와 삶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함께 나누고 싶은 꿈은 어떤 것인지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저는 40년을 공직자로 제 스스로 국가와 민족을 위해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70~80년대 보릿고개에서, 잘 살아 보세의 물결 가운데서 인격과 인간관계는 저당 잡히고 살아남기 위해, 더 좋은 생활을 위해 오직 직장 일에만 충성(?)하다 보니 아내와 가족의 얼굴은 보기도 힘들다가 어느 날부터인가 집을 지키는 신
집 앞 담벼락에 아주 오래된 낙서가 있습니다. "이 새봄 언니 천재" 삐뚤빼뚤 하얀 백묵으로 쓴 어린아이의 글씨입니다. 큰아이 새봄이가 이 골목에 이사 와서 먼저 놀던 동생뻘 되는 아이를 가르친답시고 이것저것 재미있게 데리고 다녔던 모양입니다. 글씨를 쓴 아이는 벌써 이사를 갔지만 동네 언니에 대한 고마움을 이렇게 남겨준 것이지요. 어른 중에서 누군가가 지워 버릴 듯도 하지만 여전히 매년 봄이면 가장 눈에 띄는 낙서입니다. 새봄이가 일곱 살에 이 글귀를 선물 받고 스물 셋이니 열일곱 해나 이 좁은 골목길에 살았습니다. 능력이 좀 되
“일하는 동안 두 번의 큰 지각 이 있었습니다. 8시간 근무를 하 는데한번은1시간30분,다른 한 번은 3시간 50분을 늦었습니 다. 그런데 월급명세서를 보니 하루치임금이 공제 되어 지급 되었더라고요. 물론 공석이 생겨 회사에 피해를 입힌 점은 고려할 수 있으나, 지급후 얼마를 차감했는지 조차 알려주지 않았습니다.”알바상담소로 지각벌금에 대한 상담이 자주 들어온다.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지각에 대한 이야기인데, 지각을 하면 별도의 벌금을 급여에서 차감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근로계약서에 협의하에 ‘지각하면 벌금 OO만원’이라고 썼
“이게 나라냐”라는 1500만 촛불을 든 주권자의 절절한 탄식은 불의한 권력을 심판했고, 국정농단과 정경유착 세력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웠다. 그리고 촛불시민혁명을 이뤄낸 위대한 국민은 지금 “이게 나라다”라는 새로운 나라의 개혁열망을 승화시키고 있다. 4.19 혁명 57주년, 5.18 광주민주항쟁 37주년, 87년 민주화대투쟁 30주년 그리고 2017년 3월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 5월 9일 19대 대통령선거를 맞는 지금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국민은 불의한 권력이 준동할 때 이를 심판하고 주권자의 권리와 민주주의를 일
지난 10일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결정으로 대한민국은 비로소 한 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시대로 진입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파면시킨 이정미 재판관의 선고는 권력교체를 넘어 시대 교체라는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로 상징되는 전근대 권위주의 시대가 마침내 막을 내리고, 이정미로 상징되는 법치 민주주의 시대로 본격 접어든 것이다. 그동안 불편하게 상호 공존하던 두 시대가 마침내 분리되는 모습은 탄핵 재판의 두 주역을 통해 잘 나타났다. 대통령 박근혜와 헌법재판관 이정미는 같은 시대를 살고 있지만, 각자 다른 시대의 사람
근로기준법 제55조(휴일)에 의하면,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1주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주어야 한다. 바로 이 유급휴일에 받는 수당을 주유수당이라고 한다.주휴수당 제도는 노동자의 피로 회복과 여가 생활 등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마련된 규정이다.단,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인 자가 만근한 주에 부여하며 소정근로일이 주 5일이 아닌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실제 근로시간이 아닌 소정 근로시간이 주휴수당 계산의 기준이 된다.지각이나 조퇴를 했어도 출근만 했으면 받을 수 있다. 반면 노동자가 결근했다고 하게 되면
안고 가신다고 했다. 그 모든 결과를 안고 가신다고. 국가라는 거대한 시스템이 한때 지도자였던 그대를 파면한 이후 꼬박 57시간 만에 대리인의입을 통해 내뱉은 네 줄짜리 일성(一聲). 거기에 그 말이 있었다. 어떤 이들은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고 외쳤던 광화문의 오열을 베낀듯한 마지막 구절에 탄핵 불복이라며 삿대질을 했지만 나는 그대의 세 번째 구절 “이 모든 결과에 대해서는 제가 안고 가겠습니다.” 그 말에 고마웠다. 정말로 안고 가시겠다니. 국가와 결혼했던 몸 이제 국가와 이별했으니 얼마나 챙겨갈 것이 많겠는가. 남김없이 안고가
내가 어렸을 때부터 모부님은 강조하셨다. “우리는 아들과 딸을 차별한 적이 없다”. 그 말을 할 때는 유독 진지한 표정과 말투셨다. 말의 내용은 참 좋은 거였지만 뭔가 답답했다. 왜일까? 어느 날 내가 어떤 일로 화가 나고 서운해서 마구 토로했는데, 저 대답을 들었다. 그리고 알게 됐다. 저 말은 실제로 나라는 사람이 차별을 느꼈는지, 어떤지에 대해 먼저 묻거나 궁금해하는 여백이 없다는 걸. 왜냐면 ‘차별하지 않은/않을’ 사람의 의지와 확신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차별은 없어야 하고, 부모라는 주체는 결코 그걸 하지 않으며, 결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