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r My friend, 00짱!학교 밖 아이들, 우리들의 아이들 이야기를 쓰려고 컴을 켰다네. ‘작공’ 문을 닫고서도 그예 헤어지지 못하고 카페에 앉아 아이들 이야기로 울고 웃고 한숨 짓다 찡한 마음으로 헤어졌듯, 아이들 이야기는 늘 끝이 없지 않은가? 지난 주 은평의 징검다리거점 공간 교사들이 한 자리에 모였어. 난 현장을 오래 지키고 있는 연식이 된 교사로 경험을 나누게 되었다네. 혼자서는 지키기 힘든 현장, 동료의 소중함으로 이야기를 맺었는데 자네 생각이 많이 났다네. ‘내게는 이런 귀한 동료가 있는데, 당신들은 어떤가요
요즘 왕진을 자주 나갑니다. 그래서인지 전에 없이 죽음을 앞둔 분들을 많이 뵙게 됩니다. 전공의(레지던트) 시절 자주 사망선언을 하고 사망진단서를 썼던 것에 비하여, 동네 의사로 살아왔던 지난 몇 년 동안에는 죽음이 아주 가깝지는 않았습니다. 동네 주민분들, 친구들의 부모님 장례식에서 마주치는 정도였지요. 제가 돌보던 분들이 돌아가셔서 죽음을 준비해야 하는 일들은 동네 주치의로서는 흔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최근 왕진 시범사업에 참여하면서 왕진을 다니기 시작하니, 동네 구석구석 집에서 죽음을 준비하는 분들이 많음을 새삼 느낍니다.제가
매년 초부터 건강검진을 받아야지 생각하지만, 왠지 꼭 건강검진은 10~12월이 되어야 받을 생각이 나곤 합니다. 전국의 각 검진센터 전화기들이 요즘 불이 나고 있는데요, 이렇게 몰리지 않고 편안하게 받으려면 언제쯤이면 제일 좋을까, 저도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아무래도 건강검진 받을 적기는 2월~7월까지인 것 같습니다.1월은 중순 무렵이 되어야 그 해의 건강검진 대상자들의 명단이 건강보험에서 결정되어 온라인에 입력되기 시작하니, 1월 초에 검진센터를 방문하시는 경우 아직 검진 대상자인지 아닌지 잘 모르는 경우들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소아과 병동에 주치의로 파견을 나가 일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당시에는 스마트폰은 없었지만, 그래도 삐삐를 대신하여 휴대폰이 주치의와 당직 의사를 콜하는 기본수단으로 자리 잡았던 때였지요. 제가 담당하고 있던 5세 소아 환자에게 피검사를 하기 위해 주사실 침대에 눕혀서 병동 간호사들과 함께 열심히 혈관을 찾고 있던 때, 막 혈관을 찾아서 라인을 연결할까 했던 때, 뇌전증으로 입원을 하였다지만 병원 검사에서는 계속 정상이어서 진단이 불명확했던 그 아이가 경련을 하기 시작했습니다.저는 주치의로서 “산소 걸어주세요, 라인 연결해서 수액 틀
어릴 때 전화번호부 보는 걸 좋아했습니다. 나와 같은 이름을 쓰는 사람은 누가 있는지 찾아보거나 주소로 우리 동네 사람들을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특이한 이름을 가진 사람에게는 장난전화도 걸어봤습니다. 이게 가능했던 건, 당시 전화번호부에는 사람 이름과 집 주소, 전화번호가 다 적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전화번호부는 거의 모든 집마다 한 부씩 있을 정도로 구하기 쉽기도 했지요.요즘엔 전화번호부를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니 옛날의 그런 전화번호부가 있을 수 없습니다. 만약 통신사들이 ‘이름’ ‘전화번호’ ‘주소’라는 개인정보가
지난 10월 7일 서울 고등검찰청에서 열린 법사위 국정감사장에서 여상규 법사위원장 이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에게 욕설을 했습니다. 여 위원장이 회의를 하다가 “웃기고 앉았네. XX같은 게”라고 말 한 건데요. 혼잣말로 욕을 한 거라 함께 국감을 하던 의원들은 이 말을 듣지 못해 그냥 넘어갈 뻔 했습니다. 하지만 회의 내용이 인터넷으로 생중계 되는 바람에 욕을 했다는 것이 발각(?)된 것이죠. 속기록에도 욕설을 한 것이 확인되어 여상규 위원장은 이를 공개사과 했습니다. 여상규 의원 뿐만 아닙니다
여기저기서 감기 예방법이 많이 나오죠? 가만히 듣다 보면, ‘어, 이건 좀 모순인데’하고 느껴지실 때가 있지 않았나요? 감기에 걸리지 않기 위해 몸을 따뜻하게 하라고 했다가, 몸을 찬물에 담그면 감기에 대한 면역력이 높아진다고 했다가 말이죠. ‘그럼 대체 어떻게 하라는 거야?’ 생각이 들게 마련입니다. 평소 건강을 관리하는 방법이 바이러스 유행 시기의 행동 수칙이 될 수는 없습니다. 특히 감기 기운이 시작되려고 하는 으슬으슬할 때는 평소에 좋은 행동도 피해야 하는 행동일 수 있습니다.수영을 한다?수영을 하거나 찬물에 몸 담그는 것은
얼마 전 은평구의회는 심사위원을 공개모집했습니다. 그동안 많은 지방의원들의 공무국외여행이 외유성으로 전락하고, 결과물도 표절하는 등 시민에게 신뢰나 필요를 주지 못했었는데요. 은평구의회가 심사위원을 공개모집하고, 위원을 추첨제로 선출하는 것은 신뢰성과 투명성 면에서 다른 지방의회에 비해 선도적인 조치이기도 합니다. 은평시민신문 : 2019.05.13. 국외출장규칙 개정…심사위 민간위원 구성 강화링크 : http://www.epnews.net/news/articleView.htm
건강이나 건강에 관한 권리에 대한 이야기들은 흘러넘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당신의 ‘성적 권리(sexual right)’에 대해서는 얼마나 알고 있나요? 성적 권리는 건강이나 건강권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성적 권리 없이 건강을 지키는 것이 가능할까요? 산부인과 진료실은 특히 성적 권리와 직결되는 장소입니다. 이곳에서 당신은 성적 권리를 얼마나 실현하고 있나요? 단지 선언이 아닌 구체적인 성적 권리, 진료실 밖의 사회적 환경과 직결된 진료실 안에서의 환자의 권리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제가 있는 살림의원에는
“지역사회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분들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회의를 충분히 한다” “회의록을 꼼꼼하게 남기고 공유한다”...저는 기회가 될 때마다 은평구의 정보공개심의회가 얼마나 많은 미덕을 가지고 있는지 이야기 했습니다. 그간 적지 않은 곳에서 목격되던 요식행위로 진행되는 회의, 행정기관의 입맛에 맞춘 외부위원 위촉, 폐쇄적인 회의운영 등 행정의 거수기 노릇을 하는 정보공개심의회와는 달리 은평구 정보공개심의위원회는 실제 주민의 알권리를 위해 노력한다고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 저는 그 말을 했던 것을 후회합니다. 제가 조
저는 조금 독특하게 진료하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입니다. 매주 세 군데의 병·의원을 순회하며 진료를 하고 있지요. 월·금요일은 경기도 구리시의 느티나무협동조합에서, 화·목요일은 이 곳 살림의원에서, 수요일은 구리시 원진녹색병원에서 진료를 합니다. 세 의료기관의 공통점은 인간적인 의료, 적정진료를 추구한다는 데 있습니다.저를 ‘정신건강의학과 순회진료 의사’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순회진료 모델은 쿠바 의료에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주치의 제도가 잘 정착되어 있고 비용효율이 우수하면서도 사람이 중심에 있는 의료가 특징입니다. 쿠바에는 대략
얼마 전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농단과 관련한 재판에서 고등법원은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공개해야 한다는 1심판결을 뒤집고 비공개로 판결했습니다. 결론만 얘기하자면 이 정보는 국민이 알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알 필요가 없다니! 정보공개법에 따르면 모든 공공정보는 공개가 원칙이고, 몇 가지의 정보를 비공개로 제한하고 있을 뿐입니다.공개할 필요가 없는 정보 같은 건 설명도 되어있지 않습니다. 게다가 알권리는 헌법에서도 보장하고 있는 ‘행복을 추구할 권리’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와 연결되어있는 기본권입니다. 그런데도 재판부는 이 권
이 코너는 진료실 일기라는 코너이지만, 실제로 일기를 보여드린 적은 없었네요. 오늘은 진짜로 제 일기의 한 자락을 보여드릴게요.같이 일하는 친구와 얘기를 나누던 중이었다. 의사 구인에 난항을 겪고 있던 우리는 어떻게 하면 가정의학과 의사들이 살림과 같은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으로 일하러 올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었다. 친구가 내게 물었다. 맞아, 나는 감기밖에 몰라.나는 대화를 하다가 문득 내가 감기밖에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기밖에 진료할 수 없는 그런 의사가 된 것인가.그래도 의대 다닐 때에는 감기조차 몰랐는데, 이제 감기는
캐나다의 비영리단체 오픈노스가 운영하는 ‘시민예산(Citizen Budget)’ (http://www.citizenbudget.com/)은 시민이 직접 참여해서 지자체의 예산을 시뮬레이션하고, 그 정보를 해당 지자체에 제공할수도 있는 웹사이트입니다.공공기관이 제공하는 행정서비스의 우선순위와 예산액을 시민이 직접 조정해보면서 예산을 만들어보는 것이죠. 예를 들면 우리 마을에 보도블록 공사를 몇 번이나 할 것인가, 몇 분의 독거노인에게 도시락배달을 보내드릴 것인가, 구의회 의정연수는 어디로 몇 명이나 갈건가 등 단위별로 배정된 예산을
제가 일하는 치과 위에는 요양병원이 있습니다. 그래서 요양병원 환자들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서 진료를 받기도 하는데 이 환자들을 만나는 일은 저를 더 성장하게 합니다.대학치과병원에서 일할 때 만난 환자들은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가 아니어도 대학병원까지 오는 수고를 감당하는 분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구강 너머를 볼 수 있는 눈이 제겐 부족했습니다. 살림의료사협에서 일하게 된 후 새로운 가르침을 주는 환자들이 많이 생겼습니다.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던 중, 치아 원인으로 발생한 구강 외 누공(볼에 고름 구멍이 생기는 것)으로 응급
제가 요즘 은평시민신문에 ‘진료를 잘 받으려면’이라는 칼럼을 마치 연재기사라도 되는 것처럼 쓰고 있는데요, 오늘은 진료를 잘 받기 위해서 알아야 할 ‘VIP 신드롬’을 설명드리려고 합니다. VIP 신드롬은, 의료기관에서 직원들이 자주 사용하는 말인데요, 공주병이나 왕자병처럼 ‘실제로는 아닌데 자기 스스로를 VIP라고 착각하는 병’을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잘해드리고 싶은데, 계속 일이 꼬이는 상황’ 정도라고 받아들이시면 될 것 같습니다.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지요. 의료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의료진의 실수는 치
2년 전, 국회의원들의 정책연구용역 표절 실태를 조사하던 때였습니다. 몇몇 의원실의 경우에는 보고서를 표절한 건지, 제대로 썼는지 확인하는 것은 고사하고 세금을 들여 한 보고서를 확인하는 것조차 힘들었습니다. 기록이 남아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왜 기록이 없느냐 물었더니 의원실은 ‘의원이 낙선한 후 사무실을 비워줘야 해서 자료들을 파쇄했다’ ‘일을 했던 보좌관이 그만두면서 안남기고 갔다’ ‘자료가 구석에 처박혀서 찾을 수가 없다’ 는 등의 답변을 했습니다. 엄연히 국민의 세금으로 집행한 사업의 결과인데도 말이죠.‘세금으로 일을 하긴
정보공개로 행·의정을 감시하다 보면 공공기관이 맺는 다양한 계약들이 중요할 때가 있습니다. 정부의 주장만을 뒷받침하는 사전조사나 연구용역을 맺는 것은 아닌가, 짬짜미 계약은 또 얼마나 하나 확인하려면 계약서부터 결과보고서까지 살펴봐야 할 때도 있기 때문입니다. 거의 모든 공공기관은 수의계약을 제외한 대부분의 구매와 용역계약을 조달청을 통해 진행합니다. 이 계약 내용을 자기 기관 홈페이지에 올려놓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가장 간단하고 자세하게는 조달청에서 운영하는 ‘나라장터’(www.g2b.go.kr)서 이 정보들을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요즘 왕진을 이유로 진료실을 비우는 날이 생기자, 원래 살림의원에 다니시던 분들이 급작스럽게 아프게 될 때 다른 의원을 찾는 일이 많아집니다. 그러다가 제게 찾아와서 하소연 아닌 하소연을 하시죠.“그때 원장님 안 계실 때, 어디가 아파서 요 앞에 다른 곳에 가서 약을 받아와서…”“그 약 좀 보여주세요, 처방전”“어, 안 가지고 왔는데요, 그냥 원장님이 처방해줘요. 그거 잘 안 들었어요.”“안 돼요. 무슨 약을 썼는데 안 들었는지 알아야,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가지요.”“그, 그런가…”어떤 환자분께 왜 처
저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학자금대출과 카드빚을 제때 갚지 못해 매 달 카드가 막히고 휴대전화가 막혀가며 살았습니다. 경제상황이 바닥을 치던 때였지만 저는 제 경제적 능력과 아무 상관없이 정보공개청구를 잘만 했습니다. 아무도 제게 ‘너는 경제적으로 무능력한데 수수료를 낼 돈은 있느냐’고 묻지 않았습니다.저는 친구들과 술 마시다 알딸딸한 채로 정보공개청구를 한 적도 있고, 몇 날씩 밤을 새워 샴푸로 이를 닦을 만큼 몽롱해진 정신에서 정보공개청구를 한 적도 있습니다. 정보공개청구를 하는 동안 ‘너는 지금 이해력이 떨어지는 상태니까 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