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책을 읽는 것은 과거 몇 세기의 가장 훌륭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과 같다." 서양의 대표적인 근대철학자 데카르트는 말했다. 독서를 한다는 것은 수많은 명사들과 대화를 나누며 그들의 생각과 삶을 배우는 것과 같음을 뜻할 것이다. '책이 주는 이로움', '독서의 유익' 같은 말을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면 셀 수 없이 많은 자료가 나타난다. 누구도 독서가 인간을 성장하게 한다는 것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의 시민들은 독서를 잘하고 있을까.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표한 '국민독서실태조사(2019)'에 따르면 1년에 한
살다보면 참 많은 일들을 겪게 된다. 그 중엔 기쁨을 주는 일도 있고, 분노를 일으키게 만드는 일도 있으며, 슬픔을 주는 일과 즐거움을 가져다주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그런 희로애락 가운데 성장하고 자신을 다져가며 추억을 만들어 가는 게 인생이다.많은 일들 중에서 삶에서 가장 고통스럽게 다가왔던 일이 비장애인으로 살다가 순간에 장애인이 되던 때였다. 처음엔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던 현실로 다가왔다. 중도장애인이 된 다른 사람들도 많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뇌전증장애인으로 살아가면서 어쩌면 반반치킨이나 짬짜면 같은 취급을
2021년 1월22일 4호선 오이도역에서 수직형리프트를 이용하던 장애인이 추락해 사망한지 20년이 되는 해이다. 우리는 그 죽음이 결코 헛되지 않게 지하철로와 버스를 점거하며 ‘장애인이동권 보장’을 외쳤고 장애인도 안전하고 편리하게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함을 알리는 장애인이동권 투쟁을 시작하였다. 그때 정부나 시민들은 “장애인이 몇 명이나 탄다고 이러냐?”며 비판했다. 하지만 지금 지하철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누구인가? 바로 고령자, 임산부, 어린이,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이다.그리고 2005년 교통약자이동편의증
전환의 시대, 가장 큰 혼란은 학교교육팬데믹의 장기화는 우리 모두를 멘붕 상태로 빠뜨렸지만 가장 큰 혼란은 학교 교육이다. 집단 감염에 대한 우려로 학교가 문을 열지 못했기 때문이다. 출석으로 근면・성실을 강조하던 근대교육의 표상이었던 학교 등교체계가 무너졌다. 분명 매일 같이 온도를 재고 출석체크를 하지만 오전 9시에 학교 교실에 있어야 했던 출석체크는 이제 어려운 일이다. 대규모 학교 운영도 조정이 불가피하다. 등교 정원을 전체 정원 1/3으로 맞추고 있으니 이 규모가 적합한 학교 규모이고, 안전의 기준인 것이다. 학교교육이 직
박근혜 대통령 시절 청와대에 정보공개청구를 한 적이 있다. 대단한 건도 아니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다른 나라로부터 받은 선물의 목록을 공개해 달라”는 것이었으니까. 국가안보니, 외교니 하는 이유로 비공개될 정보도 아니었다. MB청와대에서도 상세하게 공개했던 거니까. 비공개의 명분은 없는데, 도무지 공개를 하기 싫었던 모양인지 박근혜청와대에서는 전혀 알아볼 수 없게 정보를 왜곡해 공개했다. 공개랍시고 준 그 자료를 보고 내게 든 생각은 하나였다. ‘뭔가를 숨겨야 하나보다. 그렇지 않고서야 왜!’MB정부에서도 공개하던 대통령선물. 박
새로운 태양이 올해에도 어김없이 박차고 솟아올라 지구의 심장을 달구며 2021년을 새로 쓰고 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대감염의 시대를 사는 오늘의 인류에게 가는 해와 오는 해는 일상의 회복만큼 절실한 그리움이 또 있을까요? 우리 신문사 식구들의 마음을 모아 조합원· 독자님들께 새해 인사 올리며 안녕을 기원합니다. 이 지리한 대감염 시대의 종말을 고대하며 새로운 페이지를 함께 넘겨봅니다. 달이 차면 기울고 비우면 또 채워지는 현상이 자연의 섭리이듯이 새해에는 우리 모두 먼저 비우고 시작해야겠지요. 더 많은 욕심이 없으니 비울 것도
안녕하시냐는 인사말을 건네며 반갑게 악수를 하던 그 때가 멀게만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1년 전, 많은 사람이 모여 행사를 했던 때를 떠올리니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이렇듯 소중하고 감사한 일인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은평구노동자종합지원센터가 올해 2020년 1월에 문을 열었습니다. 센터의 주요 사업 방향을 가늠할 첫 정책연구사업이 지난 6월부터 12월까지 3개 업종에 대한 실태조사로 진행되었습니다. 은평에서 첫 노동정책연구사업의 단초인 ‘지역 노동자의 노동-생활 실태조사’는 은평노동인권센터의 전신인 우리동네노동자인권찾기모임에서 지난
2011년 은평구 응암동 한 가정집에서 공유센터의 꿈이 시작되었다. 그 시작은 돈 걱정 적은 마을, 공동체 마을에 대한 고민이었다. 주민이 가진 자원을 공유하고 활용하며 또 그 자원이 서로를 연결시키고 서로를 돌보는 마을의 모습을 다시 찾으려 했다. 공유사업 활성화는 서울시복지재단의 e-품앗이 사업과 연계되며 지역복지의 방식 중 하나로 동 주민자치센터와 협력하여 활동을 이어나갔다. 누군가는 동원, 누군가는 활용으로 보는 관점이 있겠지만 주민활동과 공공자원을 엮는 활동이란 점은 틀림없었다. 다만 익숙하지 않은 활동은 항상 일부 거부감
지난 12월 7일 은평구의회 예산결산심사위원회(이하 예결위)는 이례적인 공무원출석요구 결의를 했다. 민관협치를 위해 민간을 대표하여 행정 내 공무활동을 하는 협치조정관 의회출석 요구를 한 것이다.민주당 구의원에 의해 발의되고 국민의힘 의원의 동의 제청으로 의안이 성립되어 가부 투표까지 거쳤다. 예산 심의를 하느라 바쁜 와중에 예산을 들여다보는 데도 빠듯한 시간일 터인데 그 귀한 시간에 협치조정관을 출석하게 하는 일이 그리 급한 것이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7일은 은평구의회가 ‘공익활동활성화 조례’를 부결시키고, ‘민주시민교육조례’를
9월 16일 늦은 7시 10분 은평구청에 6명의 엄마들이 들어섰다. 5시간 정도 지났을까 날을 넘기고 그녀들은 다시 은평구청 문을 나서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누군가는 우리를 보고 ‘참 대단하다.’고, 다른 누군가는 정반대의 생각을 가질지도 모르겠다.9월 9일 은평시민신문에 실린 [“구립 K어린이집 부실 급식에 위생 불량” … 학부모 분통]이란 기사가 바로 우리의 이야기였다. 올 4월 급하게 개인 위탁으로 원장이 바뀌게 되었지만 그저 믿고 자세히 살피지 못한 것이 잘못이었을까? 6월부터 아이들이 교재교구
친구의 집은 새절역과 응암역 중간쯤에 위치해 있었다. 둘 중 한 역에 내려서 인도를 따라 걷다가, ‘신흥상가교’를 건너 친구 집으로 가곤 했다. 특히 다리 옆에 바로 버스정류장이 있어서, 버스를 탈 경우엔 돌아가지 않기 위해서라도 꼭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차도와 불광천 건너 주택가를 연결해주는, 긴요한 역할을 해주던 게 신흥상가교였다.그런데 도보용으로 만들어진 이 다리를 종종 오토바이가 다닌다는 점이 문제였다. 응암역과 새절역 딱 중간에 위치한, 누가 봐도 ‘지름길’이었기 때문이다. 200m 옆에 큰 다리인 ‘레인보우교’
국내 최초 여성주의 병원 추혜인 원장의 지역주치의 경험담 아이가 2살 때였다. 친정 엄마가 집에 놀러와서 아이를 맡기고 잠시 마트에 갔다. 차가 이제 막 마트에 진입하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어떻게 하냐. 동글이가 침대에서 떨어졌어. 내가 부엌에 있는데 쿵 소리가 나서 와 보니까 애가 떨어져 있네. 얼른 와."수화기 너머 아이 우는 소리가 들렸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핸들을 돌려 집으로 왔다. 엄마가 된 지 24개월도 안 된 나나, 40년 정도 아이를 키운 친정 엄마나 아이 울음 앞에서 대처 방법이 없긴 마찬가지였다.안아서 아이를
코로나19는 우리의 삶에 있어 위기의 빨간불인 동시에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는 파란불이다. 새로운 바이러스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안전체계를 구축하고 향후 또 다른 형태의 바이러스를 예방하기 위한 대비책을 검토하고 갖출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2020년 2월 코로나19를 보며 나는 ‘그냥 또 그렇게 지나갈 전염병 중 하나일 것’이라 생각했다. 몇 주가 지나고 매스컴에서는 사스, 메르스 보다 더 위험하다고 보도했지만, 언제나 그러했듯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 그리고 내가 먹고사는 것이 더 중요했다. 곧 본래의 일상으로 돌
복지관, 코로나 시대 새로운 일상을 만나다2020년 2월 코로나19가 대한민국과 전 세계를 덮치면서 우리는 새로운 세상을 만나 대처하며 적응해가고 있다. 마스크 착용이 일상이 되고 아프면 회사나 모임에 나가지 않는 것이 에티켓이 되었다. 함께 모여 일하고 회의하고 소통하는 것보다 어쩌면 발전된 IT기술을 기반으로 멀리 떨어진 개별 공간에서도 모두와 의견을 나누고 소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사람이 조금이라도 모이는 공간에는 어김없이 방역이 함께해야 하는 일상이 되었다.그리고 또 한 가지 알게 된 불편한 진실은,
다이어리를 보면 내가 무엇을 하고 살았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올해 1월까지는 일정대로 평범하게 살았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공공기관 휴관 때문에 다이어리 일정은 밑줄이 쫙쫙 그어지기 시작했다. 도서관 글쓰기 수업은 무기한 연기되었다가 급기야 폐강되었다. 복지관에서 3월부터 시작하기로 한 글쓰기 수업도 연기되었다. 중학교 2학년에 올라간 딸아이는 3월에 개학조차 못 하고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되었다. 자전거 매장을 혼자 운영하는 남편도 비수기인데다 코로나19까지 겹쳐 매출은 바닥이었다. 눈앞이 캄캄했고 멍했다. 세
21대 국회, 차별금지법 입법의 순간가속도는 최고수준차별금지법은 2개의 바퀴를 만들고 5부 능선을 넘었습니다. 차별금지법은 국회의 문턱을 넘기 가장 어려운 법, 국회의 정문에 오기도 전에 가로막히는 법의 대명사였습니다. 그동안 발의 후 자동 폐기되거나 발의 후 철회를 반복했던 차별금지법의 운명은 ‘발의’ 그 자체가 기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정의당이 21대 국회를 시작하고 정의당의 당론으로 추진한 입법 발의는 성공했습니다. 국가인권위 평등법에 대한 국회 입법 권고가 이어지면서 이제 법 제정을 위한 5부 능선을 넘었습니다. 법 제정을 위
은평구 주민들의 휴식처 및 산책로로 많이 찾는 불광천 길을 걷다 보면 꽤 많은 야생식물을 볼 수 있는데 그중에서 쉽게 눈에 띄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갈대와 억새다. 그런데 갈대와 억새는 그놈이 저놈 같고 저놈이 그놈 같아 생김새가 비슷해서 보다 상세하게 관찰하지 않으면 대부분의 사람은 그 차이점이 무엇인지 모르고 지나가기 마련이다. 이놈들이 서로 비슷하고 헷갈리니 어떤 사람들은 서로가 억새를 갈대라고 우기기도 하고 혹은 억새를 갈대라고 우기는 경우를 보는데, 어떻게 다르냐고 물으면 대부분 확실히 설명을 못 한다.필자도 70 평생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후보 시절 ‘은평구 폐기물처리 자립도는 33%로 인근지역 평균 67%보다 현저히 낮은 편’이라는 이유로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 건립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현재 추진 중에 있다. ‘폐기물 처리 자립도’는 공식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개념인데 어떻게 해서 ‘인근지역 평균 67%’라는 수치가 나온 것인지 궁금해 은평구청에 질의했다. 은평구청의 답변은 “은평구청장 선거 공약(공약순위 4) 사항은 후보자 선거사무소에서 작성된 사항으로 이와 관련한 자료는 저희 부서에서 보유하고 있지 않음”이라는 무책임한 답변을 내놓았다.은평구청장의
예전 거주 시설에서 생활할 때에 가끔 여행을 갔습니다. 주로 단체 여행이었지요. 그 때는 직원 분들이 계획한 대로 여행을 다니니 편안히 다녀서 좋았지만, 단체 여행이 그렇듯 개인 시간이 없어 아쉬울 때가 많았습니다. 시설에서 독립한 후 여러 가지 좋은 점들이 많지만, 특히 여행을 단체가 아닌, 내가 가고 싶은 곳에 가고 싶은 사람과 함께 할 수 있어 비록 더 고생스럽고 불편해도 늘 즐겁고 행복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긴 여행을 가기 전에는 겁이 납니다. 이번에 또 어떤 고생이 하게 될지 사실 걱정이 많습니다. 탈 시설 후 낯선 동네,
내가 응암3동 다래마을에 터를 닦고 살고 있는 것이 어느새 30년 가까이 되었다.결혼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시댁이 있는 이곳으로 이주해와 이곳에서 아이들을 낳고 키우며 지금까지 살다보니 이곳은 나에게 제 2의 고향이나 다름없었다. 교통도 그만했음 괜찮은 편이었고 시장도 가깝고 아이들 학교도 가까웠다. 또 동주민센터나 은행 등 이용할 수 있는 시설들도 주변에 모두 위치했었다. 과거 인근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집값이 비쌌던 이유도 아마 같은 이유가 아니었을까. 그렇게 십 수 년이 지나면서 인근 동네의 모습이 변했다.높은 언덕이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