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산동의 아파트 시공사에서 전화가 왔다. 새 아파트의 하자 보수 기간 2년이 다 되었으니 보수요청이 끝났다는 서류 확인을 하란 연락이었다. 이렇게 공식적으로 은평구에 소리 소문 없는 인권교육시민장애인단체가 된지 만 2년이 다 되어간다. 장애가 심한 뇌병변 장애인으로서 머리수를 보탰건만 2021년에 비해 2023년 3월 현재 은평구 등록 장애인 수는 45명 줄었다.(은평데이터광장 장애인통계 참조) 코로나 창궐 전 사무실 건물 화재를 피해온 지난 2년 동안 서오릉 너머 구산동은 무엇이 변화했을까? 2019년부터 승강기 미비로 소송을 진
안녕하세요, 30대 재선 지방의원이자 은평구의회 재무건설위원장 양기열입니다. 이번 의정칼럼은 구독자님과의 대화형식으로 풀어가고자 합니다. 무엇보다 시민들과 문제의식을 공유하며 해결방안을 함께 만들어가고 싶기 때문입니다.지난 2월 27일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이 조건부 승인이 나며 국립공원 케이블카 설치가 관심사로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멈춰 있던 전국 10여 곳의 케이블카 설치 거론 지역들이 긴박하게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물론 북한산도 예외는 아닙니다. 최근 도봉구와 성북구까지 케이블카 노선 유치를 위해 연구용역을 발주하
대한민국에서는 ‘비례대표’에 대한 오해가 많다. 그 원인은, 지금 ‘비례대표’라고 불리는 일부 국회의석이 사실은 군사쿠데타 직후에 도입된 ‘전국구’의 후신이기 때문이다. ‘전국구’는 제대로 된 비례대표제 선거제도를 만들려고 도입된 것이 아니다. 1963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박정희 정권측이 국회의원 시켜주고 싶은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쉽게 만들어주는 수단으로 도입되었던 것이다. 따라서 ‘전국구’라는 제도는 을 보장하기 위한 ‘비례대표제’라는 선거제도와는 무관하게 도입된 것이다. 그런데 2000년에 공직선거법이 개정되면서
눈이 녹기 시작한다는 우수(雨水)가 지났지만 아직도 찬바람은 몸을 움츠리게 합니다. 그래도 곧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驚蟄)이 다가오니 이 추위도 곧 멈추겠지요. 지역언론인의 삶은 매일매일 경칩을 기다리는 마음과도 같습니다. 좋은 소식도 많이 전하고 잘한 건 좀 칭찬도 많이 하라는 말씀을 많이 듣지만 당장에 먼저 전해야 할 소식은 마음을 따뜻하게 하기 보다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거나 안타까움을 더하는 일이 많습니다. 힘들지만 그래도 우리의 아픈 부분을 얘기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우리 삶이 조금은 더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나는 살아남았다. 지난 1월 15일 은평구 기온은 영하 19.5도를 기록했지만 길거리에서 얼어 죽을 걱정 없이, 시설에 강제 입소되지도 않고 나는 여기 구산동에 혼자서 핸드폰을 열어 보면서 살아남았다. 지난달에 비해 난방비 요금이 두 배로 뛰고 휠체어로 접근할 수 있는 대중목욕탕을 찾을 수 없었지만 나는 여전히 살아남았다. 오늘 은평구가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되어도 카페마다 흔하디흔한 공기 청정기를 가동시키지 않고 KF94 마스크 쓰기도 어려움이 많지만 멀리 바라 뵈는 북한산과 고양시 넘어가는 서오릉 가는 둔덕의 바람길 덕분에 맑
은평구 구산동은 국수집 가게가 많다. 꽈배기 집도 많다. 오래된 노포도 많은 만큼 옛날 건물도 많다. 어떤 곳은 휠체어는커녕 목발로도 접근이 어렵고 계단은 높기만 하다. 바퀴가 달린 것들이 동네를 구르는 것은 고달프다. 그래서 때로 반가운 것은 포장마차 호떡과 드럼통 군고구마 같은 길거리 음식이다. 바퀴가 구르다가 그냥 접근하기 쉽고 바투 다가서면 벌써 주문 받을 채비를 하시거나 앞에 의자를 치우시니 출입거부를 당할 일도 없다. 우리 동네에서 제일 반가운 것이 특히 큰 마트 옆에서 자리 잡고 계신 할머니 호떡 포장마차이다.호떡은 나
2022년 크리스마스 다음날 12월 26일, 선거제도를 개혁하는 발의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 뒤인 새해 1월 2일에 윤석열 대통령이 ‘지역 특성에 따라 선거구를 합해 2명, 3명, 4명을 선출하는’ 선거제 개편 화두를 던졌다.윤석열 대통령이 밝힌 선거제 개편 방법은 언론에 ‘중·대선거구제’라는 이름으로 널리 보도되었다. 그와 함께 21대 국회에 중·대선거구제 법안을 발의한 민주당 의원이 다수 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그러나 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은 개별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넓은
비공개 계수조정으로 내년도 예산이 마무리된 가운데 이미경 은평구의원이 SNS에 올린 글이 논란이 되고 있다. 양당 의원들의 합의에 따라 마무리된 예산안을 두고 이 의원이 ‘의원들의 인식부족’ 탓을 하자 다수의 의원들이 “의회 내에서 합의된 사항을 두고 의회 밖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는 건 부적절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미경 의원의 글이 논란이 된 이유는 삭감 결과만 놓고 다른 의원들이 마치 아동이나 청소년에 대한 시각이 부족해 보이는 것처럼 서술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합의 과정을 거친 내년도 예산안 결과에 대해 의회 밖에서
우리 마을 제일 높은 언덕에는 정신장애인을 위한 서울시립 은혜로운 집이 있다. 기초생활수급권리자가 우선권이 있는 정신 장애인 당사자가 본인의 의사에 따라 이곳에 입소하면 그 수급권이 개인통장으로 들어오는 게 아닌 시설 수급으로 바뀌고 주민등록상 주소도 여기로 전입 신고가 된다. 정신요양기관으로서 당사자에게 주거 생활 시설이 된다. 그래서 입·퇴소가 언제든 자유롭다고 홍보하고 안내해 준다. 200명 가까운 당사자가 계시는 이 곳 앞에는 큰 떡갈 나무 한그루가 자리 잡아 고즈넉한 정취마저 더 한다.그런데 은평구 마을 사람들이 이 곳에
구산역에서 서오릉 오르는 큰 길은 버스 종점 두 곳이라 늘 번잡하다. 사람 가는 길 역시 구르는 바퀴 위에 있으면 마치 놀이기구를 탄 것 같다. 울퉁불퉁한 길을 온몸으로 느낀다. 퇴근길에 반찬가게나 마트 앞은 많은 물건들이 인도로 쏟아지고 사람들도 인산인해인지라 목발이나 휠체어로 장보기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그래도 내 바퀴의 진입이 아예 가로막히면 피곤에 절은 직장인도, 가게 밖에서 떨이 판매를 외치던 점원분도 얼른 달려와 연신 사과하며 냉큼 물건을 치워 길을 터준다.때로는 사람들에게 치여 찻길로 밀려날 찰나, 마주 오던 인파와
‘의정활동의 꽃’이라 불리는 구정질문이 10월 24일부터 이틀간 진행됐다. 9대 은평구의회는 시민을 대표해서 집행부에 직접 행정 전반에 관한 사항을 묻고 개선책을 요구했다. 2021년부터는 은평구의회 홈페이지를 통해 구정질문이 생중계돼 시민들에게 구의원의 역량을 보여주고 구정현안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하지만 구정질문이 일괄질문-일괄답변 방식으로 진행되다보니 종종 맥이 끊기고 질의응답이 지루해지기 쉽고 핵심 사안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문제점이 있다. 답변에 나선 은평구청이 본 질문과는 다소 동떨어진 내용으로
최근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카카오 관련 서비스 이용이 먹통이 되는 사건이 있었다. 카카오뿐 아닌 네이버 역시 이로부터 자유롭진 않았다. 우리가 이용하는 SNS와 연동 기능들이 막히며 많은 국민들이 크고 작은 피해를 보게 되었다.카카오와 네이버 같은 대형 플랫폼 특히 다기능 서비스가 연동된 영역들(대표적으로 카카오, 네이버, 페이스북, 구글)은 타 플랫폼에 로그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본 플랫폼에 장애가 발생할 경우 이용이 제한되는 지점에서 결제 중단, 오류로 직접 비용 피해에서 서비스 이용불가로 업무 이용 피해까지
이제 사람들이 3년 전 코로나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오고 있다. 돌아오는 정도가 아니라 마치 그동안 못한 것을 한 번에 해소하려는 마냥 각종 축제 행사에 엄청난 인파가 빅뱅 한다. 심지어 서울역에 쉬이 탈 수 있었던 승강기도 유아차와 반려견차들이 길게 늘어져 있어 정작 목발을 짚는 자는 기차를 놓칠세라 계단을 내달린다. 코로나 때문에 무조건 고위험군라고 겨우 감옥의 운동 시간만큼만 외출을 허용 받던 장애인들의 일상은 과연 그러할까? UN장애인인권권리협약 제정 당시 최초로 함께 만들던 여성가족부가 풍전등화여서 아무도 관심 없던 장애인-
가끔 사람들이 대중적이고 공식적인 자리에서 나를 ‘단지’ 몸이 불편하신 분이라 소개할 때 마다 참으로 견디기 힘든 불편함이 있다. 과거 ‘장애우’란 말처럼 예우한다고 일컫던 것처럼 장애를 단지 불편할 뿐이라고 타인이 지칭하는 것은 객관적인 표현이 아닐뿐더러 오히려 현실의 차별과 혐오를 은폐하는 미세차별, 먼지차별의 표현이다.누구라도 내 장애를 발견하고 알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이 나의 동의 없이 내 장애를 지칭하는 것은 명백한 개인 정보 유출이다. 내 신체 정보가 필요할 때는 장애에 대하여 지원이 필요할 때뿐이다. 날 때부터 뇌변병
숙종의 총애를 받던 희빈 장씨의 생가는 현재 불광동 아미산 기슭이었다고 전해진다. 나방의 눈썹같이 생겼다하여 아미산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는데 희빈 장씨의 아버지 장경의 묘를 이곳에 쓰고부터 희빈 장씨가 숙종의 총애를 받았다고 한다. 장씨 일문의 권세가 한창일 때 벼슬하는 사람들이 이곳을 자주 왕래하였다 하여 동네 이름을 관동이라 불렀고 현재 불광동에서 연신내로 넘어가는 고개를 관티고개라 불렀다.희빈 장씨의 당숙인 장현이 문중의 어른으로서 이곳에 살고 있었으므로 관직을 청탁하려는 사람들이 그를 만나기 위해 이 고개를 넘어 다녔기 때문에
몇 해 전인가, 피곤에 지친 몸이 좀처럼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 날이었다. 청소 안 된 집은 엉망이었고 나는 깜빡깜빡 졸며깨며 침대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그 때 현관벨이 울린다. 겨우 몸을 일으켜 보니 ‘도시가스 안전점검’을 나왔다고 한다. 내 모습도 그렇고 집 모양도 그렇고 도저히 문을 열어 누군가를 들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죄송하지만 다음에 오실 수 없겠냐며 돌려보냈다. 잠깐이면 된다는 말을 들었지만 난 좀 짜증스럽게 다음에 오시라는 말만 되뇌었다. 한 편으로는 마음이 불편했지만 예고도 없이 불쑥 찾아온 그에게 화
최근 우리 동네 어느 사립 초등학교에서 갑작스레 교사들의 장애인 인권교육을 요청했다. 사무실에서 무척 가까운 그 학교에 학생들이 하교하는 오후 들머리에서 꽤 익숙한 풍경이 열렸다. 각종 고급 자동차와 외제차들이 학교를 오가고 통학 버스들이 줄지어 있는 모습. 40년 전 부산의 부잣집만 다닌다던 유명한 사립학교였던 동래국민학교에 내가 매일 등교할 때 날마다 목격한 모습이었다. 심지어 기본적인 경사로조차 없는 것도 똑같아서 소름끼쳤다. 동래초는 80년대에 통학 버스가 있고 컴퓨터와 영어 수업을 따로 교육하는 학교였다. 버스나 택시는 목
최근 부모와 함께 사망한 조유나씨(10세) 관련 기사와 몇 년간 폭증한 부모에 의한 장애인 아동의 죽음을 다루는 우리나라 사회와 언론을 보면 같은 아동의 죽음에도 차별과 경중이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조유나 피해자 죽음 원인이 그게 무엇이든 양육자의 보호책임을 다하지 않음은 자명하다. 언론과 대중들은 동기가 무엇이든 피해자를 보호하지 않은 부모를 연일 비판하고 심지어 체험학습을 보낸 학교와 교사들에게까지 행정 당국은 책임과 각성을 촉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허나, 코로나 시대의 수십 건 부모의 장애인 살해 사건을 대하는 언론과 사회
8대 은평구의회는 은평구 정당사에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역대급 여대야소 구조였다. 총 19명의 구의원 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명, 국민의힘 의원이 4명으로 민선 구청장이 추진할 수 있는 공약은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정치적 배경이 형성되었다.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파란을 일으키자, 다함께 원팀!”을 외치며 대부분의 선거구에서 두 명의 후보를 출마시키며 1-가, 1-나까지 출마시켰고 불광1·2동을 제외하고는 전부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게 당시 문재인 정부의 높은 국정지지율과 보수
은평구청에 대한 압수수색이 6월 21일 전격 진행됐다. 현재 김미경 구청장은 지난 설 명절에 다량의 사과박스를 공무원과 시민들에게 선물로 보낸 일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 돼 조사를 받고 있다. 수사는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에서 진행되고 있다. 오전부터 시작된 압수수색은 오후 5시 가까이 되어서야 겨우 마무리되었다. 몇 시간을 기다린 취재진은 수사진이 은평구청 1층 현관을 빠져나가는 모습을 촬영하기에 바빴고 주요 언론사에서는 ‘은평구청 압수수색’ 관련 보도를 쏟아냈다. 은평구청 압수수색을 바라보는 지역주민들의 마음은